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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득/시 이야기

5.18 개나리꽃 필 적에 김용옥

개나리꽃 필 적에 / 김용옥

개나리꽃처럼 어릴 적에
미국어린이마냥 대접받고 싶었다. 먼 나라 동화 같은 꿈!
성탄절마다 교회에서 얻어 가지는
손가락만한 장난감과 날개 달린 천사로 황홀한 카드를 갖고 싶었다
거지들의 깡통과 대문간의 구슬픈 목소리와
중앙시장통의 꿀꿀이죽과
상이군인 아저씨의 곰배팔이 절름발이 모습에
무서워 떨고 서러워 울던 어린 날에
"헬로 헬로 쵸코렛또 기브 미"
"헬로 헬로 먹던 것도 좋와요"
흑인 미군에게 손 내밀며 동요 마냥 부르던
그 어리디 어렸던 날에, (손중배)

열세 살 단발머리 여중학생이 되어
꽃샘바람이 가슴 속으로 기어드는 개나리꽃 꽃봄 4월에
큰언니 큰오빠들 꽁무니에 따라붙어
"부정선거 독재자 이승만은 물러나라"
꼭 쥔 주먹 높이 쳐들고 목이 터져라 외칠 때에
"민주주의 쟁취하자"고 어느 언니는 혈서를 쓰고
우리는 눈물 흘리며 정의와 민주주의를 외쳤다
마동 창인동 남중동 중앙동을 지나고 지나 시청을 돌아
교통도시 이리역 광장에서 학생들의 염원은 울려 퍼졌다
조국의 꽃눈 꽃싹 꽃봉오리들의 함성은 울려 퍼졌다
(김종진)

그 때부터 우리들의 청춘은 데모 데모로 흘러갔다
장병파월 반대, 한일수교재개 반대,
유신개헌 반대, 군사정부 장기집권 반대와
십이육시해사건 후에도 군사독재정권이 연장될 동안
어린 청춘들은 최류탄과 고문으로 병들고 죽어가고 시들어가고
5.18광주민주혁명의 참상과 슬픔과 분노로 목격했다
(손중배)

그 오랜 후에도 의식의 눈은 어둠 속에서 또렷또렷하고
서민민중이 되어 숨죽이며 가슴 헐떡이며
나의 영혼 일부는 늙을 수도 낡을 수도 없는 채였다
그리고, 나는
역사와 함께 썩어가는, 그 아무런 시도 쓸 수 없었다(김정종진)

다만 어릴 적 그때처럼 꿈을 꾸나니
정의롭고 아름다운 나라에서
정직하고 아름다운 시인으로 살 수 있기를, (손중배)
어리석다고 비난한다 해도 나는,
한 번도 이뤄본 적이 없는
잃어버릴 수 없는 꿈을 꾼다...(김종진)

꽃샘바람 수선스러운 사월마다
그때 그 개나리꽃은 피고 피어난다. (함께)​

3.8민주의거 4.19혁명 기념 시 낭송회
매년 4월 19일에 하단 행사를 올해는 서울 행사가 있어서 올해는 5월 28일 4시 대전 유성 계룡스파텔에서 열립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참여 바랍니다.
개나리꽃 필 적에는 저와 손중배 원장님께서 낭송할 시를 올렸습니다.
——-
안녕하세요?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이며 3.8 민주의거 기념사업회 여성분과위원장 김종진입니다. 선생님께서 이번 대전에서 낭송할 시입니다.
일단 카톡으로 시를 외우시고 메일 알려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계룡스파텔에서 5.28일 시낭송하는 분들 단톡방을 곧 만들어 소통하겠습니다.
제 59주년 3.8민주의거&4.19 혁명 기념 시낭송회 선생님 덕분에 품격이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김종진 010-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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