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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득/시 이야기

저지르는 비/신용묵

저지르는 비  / 신용묵
 
  울음 속에서 자신을 건져내기 위하여 슬픔은 눈물을 흘려보낸다
이렇게 깊다
내가 저지른 바다는
 
창밖으로 손바닥을 편다
 
후회한다는 뜻은 아니다
비가 와서
 
물그림자 위로 희미하게 묻어오는 빛들을 마른 수건으로 가만히 돌려 닦으면
 
몸의 바닥을 바글바글 기어온 빨간 벌레들이 눈꺼풀 속에서 눈을 파먹고 있다
 
슬픔은 풍경의 전부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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