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출판부에서 김태근 시인의 시집 '지리산 연가' 가 출간되었다. 좋은 시집을 보내주신 연당 김태근 시인께 감사드리며 건강과 문운이 함께 하길 바란다.
거의 모든 시인들은 자신의 시에 만족하지 못한다. 겸손해서라기보다는 더 잘 쓰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나또한 어떤 시는 몇 백번씩 퇴고하다가 결국은 묵혀두거나 버리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만족하며 시를 쓰는 것 보다는 늘 부족하다는 느낌으로 시를 쓰다보면 좋은 시를 쓸 수 있는 까닭이다. 다음 시인의 말에 공감한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저 반성문을 쓰듯 일기를 쓰듯 시를 쓴다. 문장이 다리를 쩔룩거릴지라도 나는 다시 일어나 견자의 길을 걸어가리라. -시인의 말 중에서-
지리산 연가/연당 김태근
앙상하게 서 있는 고사목 사이로
끝없이 펼쳐진 철쭉의 향연
천왕봉 그 아래 바래봉 허리를 휘감는다
타오를 듯 타오를 듯 몸부림치는 저 분홍 물결
소리 없이 사라져간 역사의 영혼인가
수백 년을 이어온 인고의 세월인가
어디까지 누구에게 닿으려고 저토록 사무치게 일렁이는가
더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소리 따라 푸른 강가에 닿으려나
복숭아 빛 석양으로 물든 하늘가에
길 잃고 서성이는 그들의 아픈 영혼을 달래주려나
피고 지는 세월로 쪼그라진 내 어머니 젖가슴에 닿으려나
온 육신 파랗게 물들었다가
순간순간
폭포처럼 품어내는 정열의 꽃이여
불타는 영혼이여
오늘도
지리산의 봄은
연분홍 진분홍 철쭉으로 물결치는구나
사무친 그 한마디 못하고
가슴으로 가슴으로 물결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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