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락과 함께 읽는 시
정월대보름 / 정양
머슴집 아이들 부잣집 아이들
함께 어울려 밥 빌러 다니는 날
아이들 소쿠리에 집집마다
아낌없이 밥을 퍼주는 날
오늘은 하루에 오곡밥 아홉 번을 먹는 날이다
오곡밥이 별거냐, 집집마다 퍼주는 밥을
소쿠리에 섞어 먹으면 오곡밥이지
절구통 위에 걸터앉아서 개하고도 나눠 먹는다
있는 집이나 없는 집이나
이렇게 골고루 나눠 먹으면 이 세상에
걱정할 게 뭐 있겠냐고
다가온 보릿고개보다 더 뒤에 다가올
더위나 걱정하자는 듯이
내더우내더우내더우
니더우내더우맞더우
더위 팔아먹고 되파는 재미로
코앞에 다가온 보릿고개 짐짓 잊어보는
널널한 정월대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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