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락과 읽는 시
혼자 먹는 아침 / 박재학
아침을 혼자 먹자니
고요를 깰 수 있는 소리가 필요했다
오르골 태엽을 감으니 고요를 깨는 녹턴
소리와 소리 사이의 모호함이 주는 어우러짐
바람이 흔들리는 미묘한 소리
밥알과 밥알 사이로 스며든 소리를 씹는 일은
새로운 교접처럼 달콤하고 담담하다
허공을 메운 온기가 달아오르고
빛을 갈구하는 만물도 포만감을 즐긴다
오늘보다 젊은 날은 없을 테지만
오늘보다 창창하던 시절을 떠나보내고
오르골 소리에 장단 맞추며
혼자 아침을 먹는다
'이야기가득 > 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그리움 조현민 (0) | 2018.04.02 |
|---|---|
| 4월은 정녕 민주의 달 김용재 (0) | 2018.04.02 |
|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0) | 2018.04.02 |
| 바라춤 신석초 (0) | 2018.04.02 |
|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0) | 2018.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