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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득

친절

친절과 배려는 누가 보든 아니든 알든 모르든 일관성이 있어야한다. 선생님이 보고 있다고해서 어른이 보고 있다고해서 상사가 보고 있다고해서 거래처에서 보고 있다고해서 달라져서는 안된다.
모둠회 큰 것, 셋이서 먹었다. 회는 싱싱했고 반찬도 맛있었다. 가깝고 가격이 착해서 자주가는 곳이다. 친절하지는 않았다. 그냥 무심하게 무정하게 무책임하게 무상냥으로 손님을 맞았다. 주인이든 직원이든 웃음이 없다. 바빠서? 힘들어서? 홀 직원, 주방 직원이 자주 바뀐다. 이번에도 둘 다 바꿔었다.
아들이 매운탕이 맵다고 했다. 한 숟가락 떠 먹었다. 톡 쏘게 매웠다. 뒷맛은 눈이 아프게 매웠다. 나는 매운탕을 잘 먹지 않는다. 회를 먹으면 배부르고 국물 음식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데, 무의식이 작동했나? 아들과 남편을 대변하는 의협심이 앞섰나? 너무 젊잖아 말 못하는 윤씨 집안을 대신했나... 혼자라면 살점만 떼어 먹고 국물은 안 먹었을 것이다.
주인을 불러 맵다고 했다. 주인은 써빙을 한다. 매운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남편도 육수를 맵지 않게 어찌할 수 있는 지 물었다. 방법이 없다고 했다. 주인은 다데기가 매워서 그렇다며 육수를 바꿀수는 없다고 했다. 육수 따로 다데기 따로인 것 같이 말했다가 육수에 고추가루를 탄 것이라고 말했다가. 여러번 먹었는데 이렇게 매운 적은 없으니 방법을 생각해 보라고 했다. 말이 없었다. 한참을 서 있더니 주방에 큰 소리로 매운탕을 다시 하나 해달라고 소리쳤다. 잠시 후 맵지 않은 국물이 나왔다. 육수만 바꾼 것인데,,,
육수를 바꾸러 간 사이 아들은 내가 말을 부드럽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 생각해봤는데 부드럽지는 않았지만 화를 내거나 신경질적이 아니었다. 그냥 딱딱하게 말한 건 사실이다. 남편도 그렇다고 했다. 바로 처리해 주지 않고 매워도 그냥 먹으라는 듯 해결책을 주는 것이 아니라 변명만 하는데, 친절 상냥한 모습을 어떻게 보이겠는가. 친절 상냥할 수는 있었겠지만 그건 상황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가 봐도 가식이다.
아들의 말을 듣고 반성하는 부분이 있어서 사과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하고 있는데, 주인이 다음부터는 맵지 않게 해 달라고 미리 말하라고 했다. 나를 비롯한 식구들은 모두 “예”하며 친절하고 상냥하게 알았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언제나 생각이 늦는 나는 그것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맞는 말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주인이나 직원이 손님의 의견을 묻는 것이 먼저일 것 같은데,,,그 식당에 일곱 번 쯤 갔나? 지금까지는 한번도 맵지 않았는데,,, 어떤 맛으로 먹을 것인지 묻지도 않았는데.... 또 처음 온 손님들은 어쩌라고.. 어떤 맛으로 달라고 생각 못할 수도 있다. 나는 상냥 친절에 대해 반성하며 상냥 친절에 대해 돌아보며 주인의 모습도 생각해 본 날~

매운맛으로 해 드릴까요?
어떤 맛으로 해 드릴까요?
물었으면 좋겠다.

네, 매운맛으로 해 주세요^^<
네, 덜 매운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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