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통하는 문
그 문을 열수 있는 열쇠가 될 <시>말들을 찾아서 다른 세계를 열기보다는 열쇠 구멍만한 내 <시>세계라도 열고 싶어서..
-이성혁 문학평론가
2019년 12월 두 권을 주문해 하나는 차에 놓고 하나는 책상에서 침대로 식탁으로 소파로 화장실로 왔다갔다 했다. M2-9의 주인에게 싸인을 받으려고 했는데 코로나19의 심한 방해로 보류할 수밖에 없었고... 6월부터 시작하는 프로젝트는 내 차지가 될지도 모르고^^~ 싸인 받기는 딱 한달 미룬다. -허락없이 피었으니 서명없이 져도 괜찮겠지- '지다'

'키워드’는 시 교과서.
‘괜찮아’는 나의 시 교과서. 핵심 언어 이런 것 보다는 나도 괜찮아, 너도 괜찮아. 괜찮은 게 더 괜찮아도 괜찮아.
새치기의 달인은 죽은 우물을 건져내야한다. 먼지의 감정을 제거하면 무승부로 기록될 것을 믿는다. 지는 것이 낫다, 이긴 적 없으니. 이 시는 거꾸로 읽어야한다. 오늘은 어린 날씨를 상자에 담아 키우는 연습을 해야겠다. 나는 언제 종이를 접어 애인을 만들 수 있을까. 감동의 도가니에서 머무르며 머무르지만 않기를 바라며
-시는 차차 올리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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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 o o o 의 o o )
누나가 나를 밀치고 먼저 나간 게 왠지 억울했다
육층이 이층보다 먼저 만들어진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
꿀벌이 날아오기 전에 봄꽃 향기를 담아왔다
밤에 배가 고파 내일로 가서 아침을 먹고 왔다
손동작으로 문을 열고 눈동자로 틈을 만드는 방법을 궁리하다 그림자를 먼저 끼워 넣는 묘책을 발견했다
당연한 표정은 뻔뻔한 것보다 등급이 높아 줄 선 사람들의 경계는 위협적이지 못했다
꼬리를 자르고 도망친 적도 있었지만
비법이 유출되는 걸 막기 위해 얼굴을 바꾸거나 며칠 쯤 서둘러 늙기도 했다
늙어도 늙어도 누나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끼어들 수 없는 줄에서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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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최은묵
(OO OOO OOOO)
우물을 뒤집어 살을 바르는 동안 부식되지 않은 갈까마귀 떼가 땅으로 내려왔다
두레박으로 소문을 나눠 마신 자들이 전염병에 걸린 거목의 마을
레드우드 꼭대기로 안개가 핀다. 안개는 흰개미가 밤새 그린 지하의 지도
아이를 안은채 굳은 여자의 왼발이 길의 끝이었다
끊긴 길마다 우물이 피어났다. 여자의 눈물을 성수라 믿는 사람들이 물통을 든 채 말라가고 있었다
잎 떨어진 계절마다 배설을 끝낸 평면들이 지하를 채워나갔다
부풀지 못한 뼈들을 눕혀 물길을 만들면 사람들의 발목에도 실뿌리가 자랄까
안개가 사라진다 흰개미가 우물 입구를 닫을 시간이다
우물은 떠나지 못한 자의 o o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