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년 만에 김밥을 만들었다. 맛있다.
추석 때 골프 칠 때 간식으로 먹고 남은 김밥 재료를 김에 둘둘말아 썰어 끝부분 먹으면서 대충 담았다. 남은 양상추에 남은 대하에 남은 샤인머스켓을 접시에 담고 양파 소스를 뿌려 푸짐한 샐러드를 추가하고 남은 갈비찜을 추가하고 콩나물국을 추가했다. 남은 음식으로 식탁이 풍성하다. 추석 때 집에 오는 아들 주려고 샀던 한우 투 뿔 치맛살은 그대로 그 자리에 남았다. 남편이 구웠다. 안주가 생겼다길래 찌거기를 걸러 작은 병에 옮겨 둔 복분자를 한 잔 씩 마시고 병까지 비웠다. 개운하다. 그런데 남은 음식하기가 힘들었나, 밥 먹기 전 부터 피곤하다. 새로 만든 콩나물국 빼고 추석 때 못 먹은 밀린 음식들, 거의 다 먹어간다. 비우니까 속이 시원하다. 냉장고도 시원하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