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결에 잠결에 코고는 소리가 들려요. 배가 살살 아파요~ 움직이기는 싫어요^^~ 눈을 떠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잠잘 때는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달게자는데, 요즘은 가끔 깨기도 했어요. 아이가 밤 늦게 현관문을 열거나 닫거나 내 충전기를 가져가거나...할 때.
예민해졌나, 민감해졌나..
그날 새벽은 3시부터 계속 악몽에 시달렸어요~
꿈 속에서 견뎌내려고 애썼고, 꿈의 끝은 나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새벽 5시
갑자기 배가 찢어질 듯 아프더니 설사가 느껴졌어요. 화장실로 어떻게 갔는지...
안자마자 한번에 물 똥이 촤르르...온 몸에 찬 기운이 느껴졌고 아무 감각이 없었어요. 너무 아프면 아픔도 못 느낄 정도라지요. 온 몸에 아픔의 고통과 차가움만이 느껴지고 고요했어요. 화장실의 일은 끝났는데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남편을 부를수도 없고 아무말 할 수도 없고 얼어붙을 정도로 춥다는 생각만 했어요. 변기에 앉아있는 시간이 고통이었어요. 침대로 가서 눕고 싶었지만 그곳에 갈 수가 없었어요. 화장실 바닥에라도 눕고 싶었어요. 그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의욕도 없었고 몸도 움직여지지 않았으니까요..그게 한시간도 더 지난 줄 알았어요. 간신히 침대로 올라왔지만 올라간게 아니라 몸이 겨우 걸친 상태, 다리가 올라오지 않아 몸을 움직여도 천근만근... 꿈의 상태였어요.
다시 배가 아파 변기에 앉았는데, 또 설사가 났어요.
몸의 모든 찌꺼기가 다 나왔구나 라고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발끝부터 머리까지 온 몸에서 한꺼번에 땀이 난다는 것을 느꼈어요. 얼어붙는듯한 찬기운과 차가운 땀.... 정신을 차리고 가슴 가운데를 만지니 땀이 흥건히 젖어 있었어요. 아니 흐르더라고요. 그리고 잠시 후 차가웠던 몸이 녹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정상으로 돌아오는 게 느껴졌고 내복이 다 젖어 있음을 알면서도 침대에 누웠어요. 드리고는 바로 잠이 들었어요.
남편 아침을 개운하게 차려주고 출근 후 한 시간을 더 잤어요. 몸이 개운했어요.
아까 그 고통의 시간은 다섯시에서 10분간이었어요. 배아파 화장실로 갔다가 침대에 걸쳤다가 다시 화장실로 갔다가 돌아온 것이. 들어갈 때 다섯시, 나와서보니 10분, 어쩌면 여섯시 10분이었는지 모르겠네요...
저녁 때 남편에게 말했더니,
자기 자신은 못 본다고, 요즘 컨디션이 안좋아보였다고, 조심하라고,,,, 과로사가 있다고...
같이 말하면서 알았어요. 책을 세 권을 발간했고, 아니 다섯권을 마무리했고, 엄마제발 공감드라마에 저자와의 만남 그리고 계속되는 공연 사회와 시낭송 그리고 봉사활동과 수업... 그리고 내 공부 또 50년 동안 겪지 못했던 단 한번의 알 수 없는 인간관계의 복잡함...
그 모든 것이 요인이었음을 깨달았어요.
과로사~
ㅎㅎ 웃을일은 아니지만 생각해보니 과로사가 될 수도 있겠더라고요..
저는 죽음을 잠깐 겪었던 것 같아요.
진짜 몸이 차가웠어요. 오한 정도가 아니었고, 저체온증도 겪어봤는데 그것과는 달랐어요.
그래서 어제 그제 일찍부터 잡니다. 죽지 않으려고??? ㅎㅎ
그 와중에 감사한 게 있어요.
음식을 잘못 먹은 것도 아니고 장염도 아닌데, 온 몸의 찌꺼기를 다 빼 냈다는 것, 남들은 약을 먹고 빼내는데, 저절로 뺐다는 것, 남편은 대장 검사할 때 약과 물을 잔뜩 먹고 비우던데 저는 아무 노력도 없이 저절로 이루어졌다는 것, 한숨자고 나니 개운했다는 것,
그런데 허리 사이즈를 재보니 변함이 없더라고요..
그것도 억지로 긍정의 요소에 담아봅니다.
어쨌든 과로는 앙대요. 쉼, 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