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행복
내가 좋아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
시끄러운 곳, 그 중에 노래방도 포함된다.
어떤 사람은 모든 분위기를 다 좋아할 수도 있다. 즐길 수 있다. 그런 사람은 인생의 경지에 이른 사람일 수 있다.
2차로 꼭 노래방을 가던 때가 있었다. 회장, 총무를 많이 맡았던 남편은 내가 싫어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른 사람을 배려하여 꼭 노래방을 선택하였다. 커피나 맥주 마시는 곳에서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었지만 횟수는 미비했다. 노래를 못하는 나는 그곳에서 한 두 시간을 버틴다는 것은 지옥이었다. 그 느낌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중에는 남편에게 내 의견을 이야기했고, 고맙게도 내 심정을 알아주었다. 남의 편인 남편이 내 편이 되어가고 있었다.
지금은 노래방 분위기에 익숙해졌다. 시끄럽지도 않고 즐길 줄도 안다. 정말 잘 부르는 사람의 노래를 듣노라며 감동이다. 좋은 공연을 보는 느낌이다. 행복하다.
수통골 산행 후 식사를 마치고 모두 노래방에 갔다. 산행 후의 좋은 기분을 나에게 맞추고 싶었다. 노래방까지 따라 들어갔다가 살짝 나와 3차에 가기로 한 커피숍에 갔다. 혼자 있어도 처음엔 바늘방석이었다. 그래도 내 기질에 맞게 잘 선택했다고 스스로 위로했다. 홀로 그 시간을 즐겼다. 노래방에서는 긴 시간이었을텐데, 한 시간이 너무도 짧았다. 같은 시간이 이렇게 다름을 느끼기도 쉽지 않다. 한 시간 후 회원들이 커피숍에 들어왔다. 모든 질타를 한 몸에 받았다. 한 명이라도 내 편이 없었다. 힘들거나 슬프지는 않았다. 미안하긴 했다. 모든 사람이 나와 같지는 않으니까 다르니까... 거기서 한명이라도 내 편은 없었다. 그걸 바라는 것은 무리였다. 사치이고 욕심이다. 그것이 이 사회의 문화다. 그러나 나는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입장차이와 배려, 구리고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다름의 인정.
그 짧은 시간이 내겐 행복했다는 것만 기억하고 싶다.
아, 가을 산행 후 차 한잔의 여유~~~
고독의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