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전을 많이 먹지 않아요.
밀가루가 들어가는 것이라 좋아하지 않고요, 다른 음식에 비해 맛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전부치는데 시간은 많이 걸리죠.
힘들지만 참을 수 있어요.
추석 때는 제가 차례음식을 다 만들어 가요. 차례상 차림은 제 몫이고든요. 감사하게도 식구들이 먹는 음식은 큰 형님께서 매번 만드세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잔치 음식처럼 차리세요. 살이 안 찔 수가 없어요. 저희는 기제사 두 번, 설, 추석 네 번을 지내요.
감사하게도 저는 추석 때 차리죠~~ 네 번 중 세 번은 형님 두 분께서 하시죠. 막내라 봐 주시는데, 저는 형님 뜻대로 제일 적게 하는데 죄송하고 감사하죠. ㅎ
형님들께서 다음엔 줄이라고 하시고 저도 줄이려고 합니다만~
형님들 명절 때 바쁘신데 나눠어 싸 가시라고 일부러 많이 해요. 저희 식구들은 잘 안 먹지만 형님들은 아들, 딸, 며느리, 사위, 손자들이 있으니...
이 음식 사진을 추석에 포스팅 했는데,,
없어졌어요.
이제 사진을 지우려고 올려요.
그때 썼던 주 내용은 전유어 좋아하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오늘은 다른 이야기를 쓰게 됐네요.
포스팅이 시간에 따라 이야기도 다르고 초점도 다르네요.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이 있다는 거죠~~
명절 음식 혼자 하는 사람은~~
음식 하기 바쁘죠. 몇가지 작품을 혼자서 다 완성(?)해야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 생각할 겨를이 없어요. 누군가 도와주기를 바라죠. 도와주는 사람은 손님으로 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온전히 도와주는 역할만 해야해요. 오히려 도와주는 사람이 불편하면 음식을 해야하는 사람은 예민해지죠. 그래서 저는 남편도 나가라고 해요. 일하는 중에 도와주는 것은 고맙지만 점심 차려주고 술 차려주고 하다보면 짜증이 나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저의 작품 만들기에 여념이 없어 명절 음식 못 먹는 사람의 심정까진 생각을 못했어요. 명절 때 전 좋아하는 못 먹는 심정을 파악하고 챙겨다주고... 전 거기까지는 못해요. 제가 정한 목표는 거기까지니까.
저의 한계죠.
그런데,
솔직하게 말하면 들어줄 수 있어요. 부침 갖다달라든가, 먹고 싶다든가, 가지러 오겠다든가.. 그러면 싸 주죠. 제가 음식을 아까워하는 것이 아니라 나눠 먹는 거 좋아하고 어차피 형님들 식구들을 위해 많이 했으니 주면 되거든요. 그도 거기까지.. 나도 거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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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지난 다른 이야기
내일이 설날이다~
설날 아침에 큰댁에 가니
우리는 내일에나 전을 먹을 수 있다.
집집마다 반찬가게마다 전 냄새가 풍긴다.
난 전을 먹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추석과는 다르게 명절 전날 전을 못 먹는 남편은 전을 사다 먹자고 한다..
그까짓 꺼 한 접시 금방하니까 내가 해준다고 했다. 남편 고마움에 함박 웃음꽃이 피고^^~
둘이 도솔산에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슈퍼에서 버섯과 가지, 호박과 동태포를 사왔다.
전 네 가지를 부치고 남은 달걀도 노랗고 얇게 부쳐 놓았다.
공감능력이 부족한가....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또 시간 지난 다른 이야기
어쩌니...
깜빡 할 뻔 했다^^~
설 때마다 내가 떡국 떡과 만두를 준비해가는데,,,
아무 것도 안 해가는 줄로 착각, 나를 배려하는 형님들께 고맙다는 생각만~
세뱃돈과 선물만 준비했는데,,,
저녁을 먹으며 생각이 났다.
전을 만들고 남은 달걀을 부쳤는데,,,
아뿔싸, 지단~ 지단은 내가 꼭 해갔는데^^~
지단은 왜 해 가지?
아, 떡국 고명~~
밥 먹자마자 떡국떡 3kg과 만두 9봉지를 사왔다.
다행이 떡집도 슈퍼마켓도 문을 닫지 않았다. 휴우~~
진짜 클날 뻔~
20명이 넘는 식구들 설날 떡국 못 먹을 뻔...
밤늦게 지단도 완성~
—-시간 지난 다른 이야기
설날 아침,
형님 댁에 도착해서 떡국, 만두, 지단 풀어놓으니 모두 어리둥절 하신다.
“제가 해마다 떡국, 만두 해 왔잖아요. 이번엔 깜빡해서 늦게 생각나서 떡국은 떡집에서 사고 만두를 못 만들어 냉동으로 사 왔어요. 죄송해요. ㅎㅎ 지단도 밤에 부쳤어요..”
그런데,,,
둘째 형님이 만두, 떡국 떡, 큰형님이 지단을.. 다 준비하셨다...
막내가 해 오는 것 같았는데,,, 혹시나 해서 준비했다고...
큰형님과 셋째형님은 둘째 형님보고 사오라고 하셨단다.
며느리 넷이 한꺼번에 동시에 헷갈린.
쉽지 않은 일~
형님들과 나눠 가져왔다.
우리 식구들 좋아하는 떡국 실컷 먹게 생겼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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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간 지난 다른 이야기
이젠 추석 때 전을 부치지 않게 되었다.
왜?
부모님 기제사는 지내고 추석 설 차례는 생략하고 다른 방법으로 하기로 설날 아침 회의에서 결정.
설과 추석에는 형제들 미리 만나 성묘하고 맛있는 것 먹고 놀러 가기로 했다.
윤씨 집안 풍속, 바꿔지 않을 것 같았는데,,, 바뀌고 있다. 신기하다. 그런데 왠지 허전하다. 아직은 적응이 되지 않는다..
지난 추석 가족 형제방에 올린 칼럼이 효과가 있었나...
변화하고 있다..
현대 예절 지도사 공부하면서 관혼상제 중 제일 어려운 게 관례, 혼례, 상례, 제례 중 제례라 배운지 20년이 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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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후 한참 후 이글이 눈에 보인다
ㅎㅎ 그런데 그해 며느리들이 없앨수가 없다고 다시 시작했다. 반전이다. 아들들이 그런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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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21년 설날, 코로나19 5명 이상 집합금지....
큰 형님께서 지내시기로 했다. 아주버님께서 전을 부치고 있다고 하신다. 형님의 아들 며느리도 오지말라고 했고 두 분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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