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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득/시 이야기

로봇청소기 김종진

   로봇 청소기

                           김종진

 

스위치를 올리면

책임감이 소리를 낸다

먼지를 빨아 먹겠다고

쇠약해진 제 몸을 굽힌다

노력은 흔적 없는 제자리걸음

방금 지난 길을 다시 가는 기억 상실

그래도

걸리면 밀고 가야지

막히면 돌아가야지

가시밭길도 헤쳐가야지

달리고 달려도 한계는 있다

퇴근길은 힘이 빠진다

배회의 종착지는 로봇 집

빨간불이 손짓하는 그곳에서

그는 오늘도 충전한다

 

2001년 5월 힐링가득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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