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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득/시 이야기

봄에 관한 시

봄바람·3 /양채영

너는
매화꽃 가지에
은은히 숨어 있다
목련꽃에서는 더 환하다
절벽 난간 붉은 진달래꽃
신라적 노인의 헌화가의
간절한 숨소리로
너는 하늘거린다
새소리에도 봄물살에도
허리를 뒤틀며
재잘대고 깔깔댄다
눈을 감아도 너는
내 볼을 부비며
내 가슴을 파고든다

셀카가 아니다. 아래에서 갑하산 산꼭대기의 단체 사진을 찍는 내 모습을 일행 누군가 찍어주었다. 봄은 다른 사람을 공감하고 배려하는 마음이다. 나는 그를 찍고 그는 나를 찍고 다른 그는 글을 보내고 나는 퍼 나르고 또 다른 그는 글을 읽고 나눠주고^^~고운 마음이 번지는게 봄이다. 스미는게 봄이다, 퍼지는게 봄이다. 피어나는 게 봄이다.
지금 너에게 봄이 있다

❤️수선화/ 박형진

피는 것을 시새우는
바람에 흔들려도
수선화
바르르르
피어나던데

사는 것이 고달퍼도
먼 산 한번 바라보고
가만히
고개숙여
견뎌냅니다


❤️수선화/ 이해인

초록빛 스커트에
노오란 블라우스가 어울리는
조용한 목소리의
언니 같은 꽃

해가 뜨면
가슴에 종(鐘)을 달고
두 손 모으네

향기도 웃음도
헤프지 않아
다가서기 어려워도
맑은 눈빛으로
나를 부르는 꽃

헤어지고 돌아서도
어느새
샘물 같은 그리움으로
나를 적시네


❤️변산바람꽃/ 백승훈

아직은
바람끝이 매운
봄의 들머리

변산바람꽃은
응달진 산자락 잔설을 딛고 피어
작은 꽃 한 송이로
겨울숲 가득 봄을 채운다

봄이 와야
꽃이 피는 게 아니라
꽃이 피면
바야흐로 봄이라고
변산바람꽃이
가만가만 나를 일깨운다

❤️나는 봄이고 싶다/ 오종훈

나는 너에게 늘
봄이 되고 싶다

아침 이슬 머금고
파르르 일어서는
풀잎과 같은 그런

여리게 펼치지만
기어코 활짝 피어나는
봄꽃과 같은 그런

비바람 함께 맞으며
가을즈음에는
알맞게 여문 씨앗
그려 볼 수 있는 그런

나는 언제나 너에게
봄으로 남아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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