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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득

틈 김성춘

틈/김성춘

틈이 고맙다
숨길을 터준다
숨 쉴 수 없는 틈은 죽음이다
날숨과 들숨의 틈이 아름다운 이유이다

틈이 고맙다
틈은 쪼개면 쪼갤수록 또 다른 틈이 생긴다

문과 문 그 틈새로
캄캄한 틈에 달빛과 별빛이 오고
꽃잎과 꽃잎 틈으로 벌과 나비 오고
악수하는 손과 틈 사이
입술과 입술 틈 사이
달콤한 사랑의 틈이 온다
새벽 다섯시와 새벽 네시 오십구분오십구초 그 틈새
푸른 새벽 찾아온다

틈을 사랑하는 나는
일하는 틈 운전하는 틈 헬스하는 틈 틈
시를 읽고 시를 산다
밥을 먹고 밥을 쓴다
폰 메시지 보내고 폰 메시지 먹는다

오늘도 나는 손녀가 ‘뽀로로’ 티비를 보는 틈새
잠시 틈을 내어
틈새 세상 바라본다

틈을 내어 오르는 도솔산~ 산에서 틈나는 대로 시를 낭송한다. 꼭 이 의자에 앉아 틈을 내어 여유를 찾는다. 틈이 고맙다. 잠시 틈을 내 하늘을 보고 바람과 대화도 하고 가을이 익어가고 있음을 알아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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