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가득/시 이야기

나도 그냥 풍경이다/ 이건영 시조집

나도 그냥 풍경이 되어
이건영

실개천 옆 다랑이 논에 기지개 켠 미나리
북방산 개구리는 웅덩이에 알을 낳고
예제서 봄을 알리는 사랑의 전령사들.

은사시에 집을 짓는 딱따구리 따따따 딱
박새는 쭈삣쭈삣 동고비는 왔소왔소
숲에서 제소리 내며 오순도순 평화롭다.

오리나무 썪은 둥치 여러 벌레 텃밭되고
먹이찾아 들락날락 분주한 산새들
기척에 놀란 다람쥔 걸음아 날 살려라.

과례정에 자리잡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소풍나온 애들처럼 즐거운 점심 시간
오늘은 모두 다 잊고 나도 그냥 풍경이다​


자벌레/이건영

제 몸의 길이만큼 한 뼘 한 뼘 길을 간다
서둘지도 아니하고 늑장도 안 부리며
언제나 제 분수따라 길을 가는 저 지족

이건영 시조시인의 ‘나도 그냥 풍경이다’ 시조집이 이영옥 대표의 도서출판 이든북에서 출간되었다.

유준호 대전시조시인협회장의 작품해설에서 시조집 ‘나도 그냥 풍경이다’ 속에는 세상 사물의 변용으로 태어난 백여개의 시상의 무리들이 저마다 틀의 집, 방에 들앉아 빛나는 몸매를 자랑하도 있다. 정형의 미학 속에 심미적 눈빛으로 빚어낸 아름다운 열매들이다~ 라고 평하고 있다.

문단에서 사람좋은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건영 시조시인의 책을 받고 감사하여 블로그에 올린다.
시조 몇 편을 읽으며 힐링이다.
이건영 회장님께서 건강과 문운이 함께 하시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