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용 시집 '지는 것들의 이름 불러보면'
도서출판 지혜(펴낸이 반송림) 박주용 시인의 시집이 프리미엄으로 출간 되었어요. 양애경 시인께서 해설울 써 주셨네요.
박주용 시인은 2014년 매일신문 신춘 문예(시부문)로 등단했고 시집으로는 '점자, 그녀가 환하다' 가 있으며 현재 계룡예총 제5대 지회장이며 계룡문협 지부장이예요.
직접 시집을 받고 감사한 마음으로 포스팅 합니다. 문학인들이 서로 격려하고 응원해야 한다는 생각이 큰 저는 책을 받으면 틈을 내어 이 일이라도 하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박주용 시인의 시집에 많은 분들의 관심이 있기를 바라고 시인님께 문운이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넷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으니 검색하여 구입하시면 좋겠죠. 공감과 댓글도 사랑입니다.
붉은 수수/박주용
수수가 낮술 기울어 붉다
붉은 것은 붉은 쪽으로 기울어 붉고 계절은 가을 쪽으로 기울어 붉다 바람에 여무는 수수도 경외는 스님처럼 합장하고 연신 허리 기울이는 것이어서 저절로 붉다
수수깡 안경 쓰고 도수 없이 한 잔 기울여 보면 사는 게 뭐 별거냐며 하루에도 황소 불알로 축 늘어져 서산으로 붉고, 불알은 내게서도 잘그랑 잘그랑 실없이 붉다
기운 것은 모두 붉어 달도 허하게 붉다
내 삶에 무꽃이 피었다하여 텃밭에 나가보니
-박주용
시퍼렇게 멍들어도 어쩔거여 허옇게 살아야지
장다리꽃, 시리다
꽃의 계절
-박주용
사월이 환하다
함께 피었을 때 꽃은 환하다
가지도
혼자 있을 때는 우울이다
함께 흔들릴 때 사랑이다
혼자 거닐 때 어두웠던 사람도
함께 거닐다보면 환하다
각설이도 환하고, 엿장수도 환하다
사월은
온통, 혼절하는 것들의 잔치다
묵묘
-박주용
알몸은 봉긋했던 봉분에 밋밋한 평지하나 얻기까지 수억의 구름 삼켰을 터, 절정의 끝자리에 잠자리 한 마리 평온하게 올리기까지 수만의 소지 올렸을 터
자작나무 등걸도 스스로의 생각 주저앉히고 흘려보내 시나브로 이승지고 있다
주저앉은 것들, 시간에 깎이고 다듬어져 모난 것이 없다 흘러내린 것들, 열두 구비의 생각도 모자라 웅덩이 파놓고 동안거 들고 있다
얼마나 둥근 묵언 수행이기에 가시나무도 저렇게 고요할 수 있을까
쉿, 우주의 꽃봉오리 열반 중이다.
카푸치노
-박주용
알맞은
온도와 무늬와 향기로
견우에게 다가가
숨결 닿을락 말락
귀엣말로
속삭이고 싶다
오늘밤 나의 입술을 마셔다오.
개화 · 1
-박주용
첫울음 터트리는 것들
예외 없이 색 지니고 있다
세상, 눈시울 붉다.
고백
-박주용
지금 사 야그지만
임자 가던 해 말유
그해 고추가 젤 매웠지 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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