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락과 읽는 시
내일은 영원 / 이기철
나에게 따뜻함을 준 옷에게
나에게 편안함을 준 방에게
배고픔을 이기게 한 식탁에게
고백을 들어줄 수 있는 귀를 가진 침묵에게
나는 고마움을 전해야 한다
바느질 자국이 많은 바지에게
백 리를 데려다 준 발에게
늘 분홍을 지닌 마음에게
고단한 꿈을 누인 집에게
유언을 써본 일 없는 나무에게
늘 내부를 보여주는 꽃에게
부리로 노래를 옮겨 주는 새에게
분홍을 실어오는 물에게
나는 가난 한 벌 지어 입고
너의 이름으로 초록 위를 걸어간다
언제나 처음 오는 얼굴인 아침에게
하루치의 숨을 쉬게 하는 공기에게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주는 햇빛에게
그리고 마지막
사랑이라고 쓸 수 있는 손에게
수저를 들 때처럼 고마움 전해야 한다
손을 사용할 수 있는 힘에게
백합 한 송이를 선물하고 싶은 가슴에게
흙 위에 그의 이름을 쓸 수 있게 하는 마음에게
아, 영원이라고 부를 수 있는 내일에게
그래서 고맙습니다^^~
그렇게 고맙습니다.
밥의 단맛을 알게 해준 튼튼한 이에게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침대에게
가고 싶은 곳으로 데려다주는 자동차에게
마음을 시원하게 말해주는 휴대폰에게
할 말을 다 내뱉지 않고 견디는 마음에게
말 많은 그를 용서하고 용서하는 뇌에게
고달픈 마음을 잘 이겨내는 몸에게
봄꽃 향기로 봄꽃의 고운 빛으로 고마움을 전달합니다.
그래서 사랑합니다.
그렇게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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