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비상사태다. 추석이 지났는데 모기가 극성이다.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는 모기잡는 파리채까지 비치돼 있다. 현관 문을 열고 들어올 때는 휘둘러 모기를 쫓고 얼른 들어오지만 어느새 들어왔는지 밤마다 물어 뜯고 피를 빨아 먹는다. 책상 아래서도 침대에서도 화장실에서도 모기는 조용히 있다가 신경을 건드린다. 모기의 행동이 파리처럼 빠르다.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이니 잡기가 힘들다. 어느 날은 낮에도 활동을 한다. 왕성한 움직임 그냥 놔둘 수는 없다. 약을 뿌리고 파리채로 잡아도 줄지를 않는다.
작년에도 그랬는데, 올해도 똑같다. 작년에 겨울이 올 때까지도 모기가 활발하게 움직였던게 생각난다. 어디서 누구에게 무슨 지령을 받았는지 목숨 걸고 움직이는 것 같다.
모기의 습격 피할 수 없을까? 팔 다리 여기저기 물은 자국들이 있고 가려운데, 그 만큼 피를 빨아먹고 괴롭혔으면 됐지, 밤새 피 빨고 귓가에서 윙윙거려야하나? 좀 쉬었다 일하면 안되나? 체력 대단하다. 제발, 잠 좀 자자. 나를 살릴 모기약 사러 가야겠다.
“그냥 모기랑 더불어 살아. 같이 살자니까.하하하...“
뒷통수에 대고 남편이 말한다.
“나는 나의 몸에게 나의 수면 상태를 최고급으로 해야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요.”
여락인성심리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