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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한강

소설가 한강(54‧사진)이 올해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 시간) 이같이 밝혔다. 한국 작가가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작가로서는 2012년 중국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국적 기준 노벨상을 받은 아시아 작가는 가와바타 야스나리(1968년‧일본), 오에 겐자부로(1994년‧일본), 모옌(2012년‧중국) 등 지금까지 3명에 불과했다.

소설가 한승원의 딸인 한 씨는 1970년 전남 광주시 중흥동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소설에 익숙했던 그는 연세대에서 국문학을 공부했고, 1993년 ‘문학과 사회’에서 시 ‘서울의 겨울’,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가의 길을 걸었다.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면서 유명해졌다. 이후 2017년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2018년 ‘채식주의자’로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받을 만큼 국제적 명성을 확보했다.

한강의 작품은 인간의 폭력성과 그에 따른 삶의 비극성을 집요하게 탐구해 온 작가로 꼽힌다. 채식주의자 외 대표작은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년이 온다(2014)’, 말을 잃어가는 여자와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의 만남을 그린 ‘희랍어 시간(2011)’ 등이 있다. -퍼온 글

한강의 문학 - 1. 작품경향
소설가 한강의 작품 경향은 인간의 내면, 폭력, 고통, 그리고 자연과 생명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 고통과 폭력의 탐구: 한강은 인간이 겪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그로 인한 트라우마에 깊은 관심을 기울입니다. 그녀의 대표작인 채식주의자는 개인이 극심한 내면의 갈등과 폭력을 겪는 과정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나. 자연과 생명에 대한 사유: 한강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자주 다룹니다. 자연, 식물, 동물 등을 작품 속에서 중요한 상징으로 사용하며,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연관된 주제를 탐구합니다.
다. 미학적이고 서정적인 문체: 한강의 문체는 아름답고 서정적입니다. 그녀는 서술을 통해 인간의 감정과 자연의 이미지를 풍부하게 표현하며, 독자에게 깊은 정서적 울림을 줍니다.
라. 침묵과 소외: 한강의 소설 속 인물들은 종종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침묵 속에 갇혀 있습니다. 그들은 내면의 고통과 사회적 억압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찾으려 애쓰는 존재들입니다.
마. 역사와 기억: 소년이 온다와 같은 작품에서는 한국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집단적 폭력과 그로 인한 트라우마를 다룹니다. 그녀는 역사적 사건을 통해 개인의 상처와 기억의 문제를 탐구합니다.
한강의 작품들은 이러한 심오한 주제를 통해 인간과 세계에 대한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이해를 제공하며, 독자에게 강한 여운을 남깁니다.

한강의 문체는 매우 독특하며, 그녀의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한강의 문체 특성을 상세히 분석하면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 한강 문체의 특성
가.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묘사
한강의 문체는 서정적이고 시적인 표현으로 가득합니다. 자연과 감정에 대한 섬세한 묘사는 독자가 마치 그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끼게 만듭니다. 그녀는 감정의 미세한 움직임, 자연의 작은 변화까지 포착하여 문장 속에 녹여내며, 이를 통해 독자에게 깊은 감각적 체험을 제공합니다.

예시:
나뭇잎의 흔들림, 햇살의 미세한 움직임, 바람의 소리 등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감정을 직관적으로 전달합니다.
"아침 햇살이 그녀의 피부 위에서 천천히 녹아내렸다."

나.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는 문장
한강의 문장은 길고 복잡하기보다는 짧고 단순한 문장을 주로 사용합니다. 그러나 그 단순함 속에 내재된 감정의 깊이와 상징적 의미는 매우 강렬합니다. 그녀는 불필요한 설명을 덜어내고 함축적이고 직관적인 문장을 구사하며, 그 안에 많은 의미를 담습니다.

예시:
"그녀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이와 같은 짧은 문장은 겉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침묵과 고통의 깊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다. 침묵과 여백의 미학
한강의 문체는 종종 말하지 않는 것, 즉 '침묵'과 '여백'의 미학을 활용합니다. 인물들이 말을 하지 않는 순간이나, 사건이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에서 오히려 더 많은 의미를 전달합니다. 이러한 침묵은 인물들이 겪는 내적 고통이나 억압된 감정을 강조하며, 독자에게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를 줍니다.

예시:
채식주의자에서 주인공 영혜가 채식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나 그녀의 내면 상태는 명확히 설명되지 않지만, 그 공백이 독자에게 더 큰 심리적 울림을 남깁니다.

라. 감정의 절제와 균형
한강의 문체는 감정을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드러내지 않고 절제된 표현을 사용합니다. 인물들이 극단적인 상황에 처해있더라도 그녀는 감정을 차분하게 서술하며, 오히려 그로 인해 더욱 강한 정서적 충격을 전달합니다. 감정의 격렬함은 말보다는 침묵이나 행동으로 표현되며, 이로 인해 독자는 사건을 더 깊게 체감하게 됩니다.

예시:
인물들이 큰 슬픔이나 분노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차분하게 행동하거나 침묵하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이로 인해 내면의 고통이 더 강렬하게 전달됩니다.

마. 반복과 리듬감
한강은 같은 문장 구조나 표현을 반복하여 독자에게 일종의 리듬감을 전달합니다. 이 반복은 독자가 인물의 감정이나 상황에 몰입하게 만들고, 이야기의 주제를 더욱 강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반복적 구조는 독자에게 잔잔한 울림을 주면서도 점차 강한 정서적 압박을 느끼게 만듭니다.

예시:
"그녀는 계속 걸었다. 걸음이 멈출 때까지,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와 같은 반복적인 문장은 인물의 고통이나 결단을 강하게 부각합니다.

바. 상징적 표현
한강의 문체는 상징적 이미지와 메타포를 자주 사용합니다. 특히, 자연과 인간의 감정을 연결짓는 상징이 두드러지며, 이러한 상징적 표현은 작품의 주제를 심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채식주의자에서의 '나무', '채식'과 같은 이미지들은 인간의 자유와 억압, 생명과 죽음의 경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예시:
채식주의자에서 나무는 주인공이 억압된 자신의 내면을 표출하는 중요한 상징으로 작용합니다.

사. 의식의 흐름 기법
한강은 종종 인물의 내면을 묘사할 때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하여 그들의 복잡한 심리 상태를 전달합니다. 이 기법을 통해 독자는 인물의 생각과 감정을 직접적으로 따라가며, 인물의 내적 세계에 깊이 들어가게 됩니다.

종합적으로, 한강의 문체는 단순하고 절제된 표현 속에 강렬한 감정과 상징을 담아내며, 독자에게 서정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울림을 전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체 덕분에 그녀의 작품은 독자들에게 매우 감각적이고 내면적인 경험을 선사합니다.

쳇GPT를 이용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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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연보
1970년 광주광역시에서 출생
1989년 풍문여자고등학교 졸업
1993년 연세대학교 국문과 졸업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당선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서 '붉은 닻'으로 문단 데뷔
1999년 한국소설문학상 수상
2000년 문화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수상
2005년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2015년 황순원문학상 수상
2016년 맨부커 국제상 수상
2017년 말라파르테 문학상 수상
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
2019년 산클레멘테 문학상 수상
2022년 대산문학상 수상
2023년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연세대 국문학 박사
한강(53) 소설가
2024 노밸문학상 수상!
강인한 한국 여인
지난해 2023년에는 메디치 외국문학상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을 수상

< 노벨위원회 발표문.>

https://www.nobelprize.org/prizes/literature/2024/bio-bibliography/

(구글 번역 돌린 글을 교정하였습니다.)

한강의 주요 국제적 돌파구는 소설 채식주의자(2007; 채식주의자, 2015)에서 나왔습니다.
세 부분으로 구성된 이 책은 주인공 영혜가 음식 섭취 규범을 거부할 때 발생하는 폭력적인 결과를 묘사합니다. 고기를 먹지 않기로 한 그녀의 결정은 다양하고 완전히 다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녀의 행동은 남편과 권위주의적인 아버지 모두에게 강제로 거부당하고, 수동적인 신체에 집착하는 비디오 아티스트인 처남에게 성적으로나 미학적으로 착취당합니다.
결국 그녀는 정신과 진료소에 입원하게 되고, 그곳에서 그녀의 여동생은 그녀를 구출하고 '정상적인' 삶으로 되돌리려 노력합니다. 그러나 영혜는 위험하면서도 유혹적인 식물계의 상징인 '불꽃나무'를 통해 표현되는 정신병적인 상태에 더욱 깊이 빠져듭니다.

좀 더 줄거리를 바탕으로 한 책은 2010년에 출간된 바람이 분다, 가라('The Wind Blows, Go')입니다. 이 소설에는 슬픔과 변화에 대한 갈망이 강하게 담겨 있는 우정과 예술성에 관한 크고 복잡한 소설입니다.
극단적인 삶의 이야기에 대한 한강의 신체적 공감은 점점 더 강렬해지는 은유적 스타일로 인해 더욱 강화됩니다.

2011년 희랍어 시간(Greek Lessons, 2023)은 취약한 두 개인 사이의 특별한 관계를 매력적으로 묘사합니다.
일련의 충격적인 경험으로 인해 말을 할 수 없게 된 젊은 여성은 시력을 잃고 있는 고대 그리스어 교사와 연결됩니다. 각자의 결점으로부터 깨지기 쉬운 연애가 발전합니다. 이 책은 상실, 친밀감, 그리고 언어의 궁극적인 조건에 관한 아름다운 명상입니다.
극단적인 삶의 이야기에 대한 한강의 신체적 공감은 점점 더 강렬해지는 은유적 스타일로 인해 더욱 강화됩니다.

소설 소년이 온다(2014; Human Acts, 2016)에서 한강은 이번에 자신이 자랐고 수백 명의 학생과 비무장 민간인이 살았던 광주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고 있다. 1980년 한국군이 자행한 학살 사건에서 살해된 인물. 역사의 희생자들에게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이 책은 이 사건을 잔혹한 현실화로 직면함으로써 증인문학의 장르에 접근한다. 한강의 스타일은 간결하면서도 환상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장르에 대한 우리의 기대에서 벗어나며, 죽은 자의 영혼이 육체에서 분리되어 자신의 소멸을 목격하게 하는 것은 그녀의 특별한 방편이다. . 어떤 순간, 묻힐 수 없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체들을 보며 텍스트는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의 기본 모티프를 떠올리게 된다.

하얀 책(2016; The White Book, 2017)에서는 한강의 시적 스타일이 다시 한번 지배적입니다. 이 책은 서사적 자아의 누나였을지 모르지만, 태어나고 몇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바치는 애가입니다.
흰색 물체에 관한 일련의 짧은 메모에서 작품 전체는 이러한 슬픔의 색을 통해 연관적으로 구성됩니다. 이것은 또한 설명된 바와 같이 이 책을 소설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세속적인 기도서'로 만듭니다. 서술자는 상상 속의 자매가 살도록 허용되었다면 그녀 자신도 태어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론합니다. 책이 마지막 말에 도달하는 것도 죽은 자들을 언급하면서입니다. '그 하얀 것, 그 모든 하얀 것 안에서 나는 당신이 내놓은 마지막 숨을 들이마시겠습니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2021년 작별하지 않는 다(“We Do Not Part”)로, 고통의 이미지 측면에서 백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이야기는 1940년대 후반 대한민국 제주도에서 일어난 학살 사건을 배경으로 전개됩니다. 그곳에서 어린이와 노인을 포함해 수만 명이 부역자라는 혐의로 총살당했습니다. 이 책은 화자와 그녀의 친구인 인선이 사건이 발생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나서 친척들에게 닥친 재난과 관련된 트라우마를 안고 함께 애도하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응축된 만큼 정확한 이미지를 통해 한강은 현재에 대한 과거의 힘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집단 망각에 빠진 것을 밝히고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려는 친구들의 끈질긴 시도를 똑같이 강력하게 추적합니다. 책 제목을 빌려준 공동 예술 프로젝트에 대한 트라우마. 유전된 고통과 마찬가지로 가장 깊은 형태의 우정에 대해서도 이 책은 꿈의 악몽 같은 이미지와 진실을 말하려는 증언 문헌의 경향 사이에서 매우 독창성을 가지고 움직입니다.

한강의 작업은 고통의 이중 노출, 즉 정신적 고통과 육체적 고통의 대응이 동양적 사고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13년의 회복하는 인간 = 회복기에서는 치유를 거부하는 다리 궤양과 주인공과 죽은 여동생 사이의 고통스러운 관계가 관련됩니다. 진정한 회복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으며, 고통은 일시적인 고통으로 환원될 수 없는 근본적인 실존적 경험으로 나타납니다. <채식주의자>와 같은 소설에서는 간단한 설명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일탈행위는 주인공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백지상태에서 거부하는 형태로 갑작스럽고 폭발적으로 발생합니다.

단편 소설 <유로파>(2012; 유로파, 2019)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자신이 여자로 가면을 쓴 남자 서술자가 불가능한 결혼 생활에서 헤어진 수수께끼의 여자에게 이끌립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면 당신의 인생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을 때 내러티브 자아는 침묵을 지킵니다. 여기에는 성취나 속죄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녀의 작품에서 한강은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그녀의 모든 작품에서 인간 삶의 취약성을 폭로합니다. 그녀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습니다.

앤더스 올슨 노벨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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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6.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4년 10월 19일)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대한민국은 마침내 노벨문학상 원전 보유국이 됐다. 세계문학과 독자로부터의 완벽한 공인. 이제 한국문학은 한강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한강 작가의 대한민국 첫 노벨 문학상 수상을 두고 MBC 앵커가 “가려지고 왜곡되기 쉬운 시대의 아픔과 약자의 고통을 들여다본 작가의 수상이어서 안도감이 든다”면서도 “적어도 방해는 하지 말고 더 이상 시대에 역행하는 건 멈추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벨문학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들을 두고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했다. 이처럼 작가는 등단 후로 줄곧 인간이 인간에게 입힌 상처의 자리를 매만지며, 외면하고 싶은 트라우마로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소설을 써왔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두고,  김명인 평론가가 발표한 주장들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음 네 가지이다.

▪ 한강은 두말할 것 없이 뛰어난 작가이지만 그의 성취는 한국 근현대문학이라는 풍요로운 토대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 물론 여기서 ‘풍요로운 토양’이라는 말은 반어이다. 한국 문학의 풍요로움이란  ‘식민지-전쟁-분단-냉전-군사독재-압축성장-민주화-극한 신자유주의,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관통한 완강한 가부장주의’ 라는, 근대 세계가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역경을 다 거쳐온 한국 근현대사라는 척박한 흐름 위에서 얻어진 역설적인, 문학적 풍요이기 때문이다.

▪ 최인훈, 이청준, 조정래, 황석영, 현기영, 박경리, 박완서 정도는 한국어라는 핸디캡이 없었다면 벌써 노벨상 후보로 여러 차례 거론되어도 이상할 것 없는 작가들이었다. 다만 한국어라는, 서구어로 번역되어야만 하는 소수어로 쓰였다는 것, 게다가 노벨상의 국제정치학상 한국의 배당율이 워낙 낮았다는 것 등 악조건만이 문제였을 뿐이다. 그리고 그간 한국문학이 노벨상을 못 받아 문제였던가, 오히려 문학 생태계의 지속적 열화가 더 문제였지 않은가. 하지만 마침내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이것은 우선 한국 문학이 한국의 문화적 위상 제고에 따라 번역 보급의 문제를 극복하기 시작했고 국제무대에서의 배당율도 높아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침 적절한 때에 한강이라는 묵직한 작가가 존재했던 것이다.

▪ 그리고 조정래나 황석영의 소설들과 달리, 한강의 소설들에는 질문들은 무성하나 대답은 없다. 쓰고 있는 작가 역시 대답을 모른 채 질문의 형식으로 소설을 끌고 간다. 이것은 탈근대, 혹은 후기 근대적 글쓰기의 전형이다. (서구에서는 이미 20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게다가 한강 소설들의 여성 인물과 여성 화자들은 오래도록 확고한 진리의 세계(근대의 가부장적 남성들의 세계)에서 밀려나 있던 주변인, 소수자, 타자들의 형상으로 그들의 언어는 늘 진리에서 비껴난 형식으로 발화 되고 전달된다. 예를 들어, <채식주의자>의 주인공은 육식의 세계에서 보장받지 못해 소멸해가는 소수자 여성의 존재성을 스스로 식물이 됨으로써 겨우 지켜낸다. 그리고 이처럼 주류의 언어를 가지지 못하고 마멸 되어가는 여성 등 소수 자들의 존재성이 거대한 국가 폭력을 만났을 때 어떻게 자기를 보존할 수 있는가를 묻는 소설들이 바로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이다. 그리고 이 소설들은 하나의 장편 서사라기 보다는 몇 개의 작은 서사들의 연쇄로 이어진다. 그것은 객관적 진리에 의해서는 보증될 수 없는 ‘미숙한 주체’들의 산문형식이다. 하지만 그 ‘미숙성’에서 새로운 언어가, 형식이, 사상이 탄생한다. 그런데 요즘 한국소설은 이런 형식들이 대세를 이루고 그 대부분이 젊은 여성작가들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오래도록 민족 민중 계급 등으로 표상되어온 한국문학의 고질적 남근주의, 가부장주의에 대한 집딘적 반란이라 할 수 있으며 나는 이것이 어느덧 21세기 한국소설의 주류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 이러는 가운데, 한강은 1970년생으로 당대 주류 한국 소설의 리더, 맏 언니의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노벨문학상 위원회는 우연인지 모르나 한강의 이러한 문학적 위상을 귀신같이 알아채서 그에게 노벨상을 안겨주었다. 고맙고 기쁜 일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가지는 의의이다. 아마도 한 10년 후를 전후해서 한국은 다시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문학은 영광의 기록이 아니라 고통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이토록 사람들을 들들 볶아서 유지되는 한국 사회는 역설적으로 그러한 역량이 충분히 확대 재 생산될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어느 늦은 저녁 나는/한강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시간의 흘러감을 목격하거나 실감(實感)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러나 모든 것은 이별과 무너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순식간에 없어져 마침내 그 실체가 없다. 온갖 사물이 신속히 변화하고 시시각각 바뀌기에 경전에서는 그것을 꽃잎에 맺힌 이슬, 쏜살같이 흘러내리는 산골짜기의 물, 견고하지 못한 모래땅에 비유한 것이다.

더운 김이 모락모락 조금씩 피어 오르는 한 공기의 밥을 보고 시인은 시간의 흘러감을 감득한다. 항구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또한 견실성(堅實性)이 없음을 알게 된다. 이 시를 소개한 문태준 시인은 이 시를 읽고 다음의 경구를 떠올렸다고 한다. “물은 흘러 언제까지 차(滿) 있지 않고, 타오르다 머지않아 꺼지는 불 꽃.” 찰나생멸(刹那生滅)하니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는 거다.

한강 작가 최근 한 공식 석상에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전한다. "담담한 일상 속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쓰고 싶은 소설을 마음속에서 굴리는 시간이다. 아직 쓰지 않은 소설의 윤곽을 상상하고, 떠오르는 대로 조금 써보기도 하고, 쓰는 분량보다 지운 분량이 많을 만큼 지우기도 하고, 내가 쓰려는 인물들을 알아가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노력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내가 나름으로 성실히 살아내려 애썼던 현실의 삶을 돌아보면 마치 한 줌의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듯 짧게 느껴지는 반면, 글을 쓰며 보낸 시간은 마치 삼십 년의 곱절은 되는 듯 길게, 전류가 흐르는 듯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네 일상의 흐트러짐을 잡아 주는 좋은 이야기이다. 아침 마다 쓰고 싶은 글을 마음에 굴리는 시간이 나도 매우 행복하다. 그때 시간은 멈춘다.

지난 30년 동안 그녀의 삶은 마음 속에서 굴리는 일을 포함해서 집필에 바쳐졌다. 그렇게 폭력에 맞서는 문학의 길을 걸었던 것이다. 폭력은 결국 사랑으로 극복됨에 도달했고, 가해자와 피해자. 과거와 현재를 화해시키는 책을 써낸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쓰고 싶은 소설을 마음속에서 굴리는 시간입니다. 아직 쓰지 않은 소설의 윤곽을 상상하고, 떠오르는 대로 조금 써 보기도 하고, 쓰는 분량보다 지운 분량이 많을 만큼 지우기도 하고, 제가 쓰려는 인물들을 알아가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노력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소설을 막상 쓰기 시작하면 필연적으로 길을 잃기도 하고, 모퉁이를 돌아 예상치 못한 곳으로 들어설 때 스스로 놀라게도 되지만, 먼 길을 우회해 마침내 완성을 위해 나아갈 때의 기쁨은 큽니다." 이게 진짜 기쁨이라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다른 글들은 블로그에서 볼 수 있다. 네이버에서 '우리마을대학협동조합'를 치시면, 그 곳의 출판부에서 볼 수 있다. 아니면,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blog.naver.com/pakhan-pyo 또는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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