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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락인성심리연구소

선물에 대하여

“홍삼 누가 보낸 거예요?”
셋째 형님께 문자가 왔다. 내가 보냈구나 대충 아시고 나에게 문자한 것이다.
“제가요.” 답하다가 바로 전화를 걸었다.
“벌써 왔어요?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선물을 막 보내지는 않더라고요.“

라고 말하며 부모님에 생각났다.
부모님께서 꼭 필요하다 싶은 것이나 맛있는 것이 있으면 나는 즉시 사서 보낸다. 처음엔 ‘네가 보냈니?’ 하시다가 자주 보내니 항상 범인은 나인지라 이제는 보낸 사람을 확인하지도 않고 내가 보내지 않은 것도 ‘네가 보냈구나.’ 하신다.

남에게 인사나 정을 나타내는 뜻으로 물건을 주는 것이 선물이다. 조건 있는 명품백을 받는 것은 뇌물이다. 선물을 주면서 뇌물입니다, 라며 농담을 하기도 하며 뇌물을 주며 선물입니다, 하기도 한다. 나는 뇌물을 준 적도 받은 적도 없다. 아니, 어쩌면 뇌물인지 모르고 받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내가 뇌물을 받을 만한 위치도 아니고 이유없는 선물은 받은 적이 없으니...

장학회를 이끌다보니 남에게 봉사하고 후원하는 것을 생각 만큼 많은 사람들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봉사점수 2018년 기준 1800이 넘고 아직도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장학금으로 매월 210,000원을 자동이체하고 공연비, 특강비 일부는 따로 후원하며 몇 군데 따로 후원도 한다. 그런데 하다가 어쩔 수 없이 포기한 적도 있다.

본부장님께서 월드비전에 20년 넘게 후원했는데 감사장이 왔다고 한다. 나도 여락장학재단에 후원 하시는 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분들에겐 그것이 선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명절에 선물이 들어온다. 감사하게도 이엘 치과 병원에서 세종 하나은행 지점에서 그리고 몇 몇 선생님들께서... 선물은 주고 받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받기만 하기도 한다. 어줍잖은 선물을 드리기도 민망하기도 하고 무엇을 드려야할 지도 모를 때도 있다.

명절엔 가족들과 선물을 나눈다. 시댁 차례를 없애고 난 다음에는 벌초 회의 하는 날 선물을 교환하는데, 형님 한 분께만 못 드렸다. 형님들께 똑같이 준비한 그 선물을 안 잡수신다기에 도로 가져온 것이다. 그리고 아주버님께 당뇨에 좋은 바나바 홍삼, 형님께는 홍삼 진갱을 보내드렸던 것.  친정 형제들은 명절 당일에 모이기에 그때 나눠갖는다. 나는 친정으로 형제들과 백부, 숙부 선물까지 미리 보낸다. 친정에 갔다가 미리 보내 놓은 선물을 들고 인사하러 다닌다. 남동생은 하나 챙겨 들고 처가로 가고 주고 받는 선물 속에 사랑이 싹튼다. 물론 귀찮을 수도 있고 가격대를 계산 할 수도 있다. 나이 먹을수록 형제들에겐 내가 좀 더 좋은 것을 해야지 하는 마음이 든다.
선물을 주고 받다가 부담 되니 하지 말자는 모임도 있었는데 선물은 부담된다는 생각이 들 때부터 선물이 아니다. 친정 동생도 내가 늘 챙기니까 하지 말라고 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앞집 아주머니는 나의 엄마와 연세가 같다. 아저씨께서 돌아가신지 14년 쯤 되었다. 제사 때마다 고기나 과일을 사다드렸다. 액수가 크지 않아 나도 아주머니도 부담이 안 된다고 생각했으나 아주머니께서는 고맙기도 하지만 부담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싶다. 10년 기일 날 이제 그만하라고, 자식들도 하긴 힘든일이라고. 올해는 내가 제주에 가 있어서 못했지만 추석, 설 명절 때는 성의를 다한다. 사촌 형님들 드리는 수준으로 가볍게 부담되지 않게.
그리고도 맛있는 게 있거나 친정에서 가져오면 나눠 먹는다. 참으로 고마워하는 표정이 좋아서. 또 엄마께 드리는 심정으로-

카페와 블로그를 오래 전부터 하다가 멈췄고 지금은 페북, 카스, 인스타만 한다. 그것도 그냥 일기처럼, 내 이력을 사진과 볼 수 있으니 좋다. 없어지는 계정이 있을 것 같아 페북 글 복사하여 카스에 올린다. 인스타는 페북에서 저절로 올라가는 것만 뜬다. 요즘 매일 글쓰기를 하면서 하루 세 줄만 써야지 했었는데 쓰다보니 길어지고 있다. 글을 쓴 후의 공감하트와 댓글은 요즘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이다. 내가 먼저 댓글을 달고 댓글이 달린 것을 확인도 한다. 나에게 댓글 단 글을 찾아가 읽고 공감을 누르고 댓글도 단다. 돈은 안들어가고 시간이 들어가는 선물 교환이다. 그런데 5개의 ❤️공감하트가 쉽게 나오지 않는다. 보기만 하고 공감을 누르지 않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단톡방에서도 눈팅만하고 사람이 많다. 댓글은 못 달아도 공감하트 하나만 눌러 달라고해도 쉽지 않다. 그것을 보더라도 세상에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선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물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기쁘고 즐겁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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