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2024. 10.23.
No.114 .시필사
모든 순간이 꽃 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 처럼
귀머거리 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 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
꽃본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이 시는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말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 하는 일, 가지고 있는 물건 등을 더 아끼고 관심갖고 사랑해야 한다. 있을 때 잘해야한다는 의미도 들어있고 순간순간 삶의 시간들이 소중하고 귀하다는 의미도 있고 열심히 살라는 의미도 있고 사랑하라는 의미도 있다. 지나간 다음에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의미도 있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이 노다지이고 꽃봉오리라는 의미가 있다.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나왔던 시이지만 학생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60이 다 된 나에게, 학생들 수업을 하는 나에게, 시낭송 공연을 하고 사회를 보는 나에게, 애터미 후원 수당으로 장학금 주는 나에게, 시와 동화를 쓰는 나에게 모든 순간을 잘 살라는 시인의 메시지다. 감사하다.
https://youtu.be/Na6sfTicO_Y?si=6ky_QWdAgCeRBg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