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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득/시 이야기

어머니 1 김동환 탄방의 아침, 도시락 콘서트 어머니1 김동환 시, 김종진 낭송​그만 들어가세요 어머니 그래 조심해서 가거라 마늘과 쌀을 승용차에 싣고나서도 굳이 서 계신 어머니를 골목 어귀까지 모셔다드렸다 차를 돌려가려는데 이쪽을 바라보며 골목에 앉아계신 어머니의 모습이 헤드라이트에 비쳤다 차에서 내려 다시 집까지 바래다드렸다 천천히 조심해서 가거라 네 걱정말고 들어가세요 어머니 며칠있다 또 내려올게요 차에 시동을 걸고 헤드라이트를 켜니 어머니는 아직도 이쪽을 바라보시며 그대로 골목길에 앉아계셨다 어디선가 뻐꾸기 울음 소리다 들렸다. 한달에 한번도 안오는 놈이 며칠있다 또 내려온다니 뻔한놈 뻔한 놈 뻐국기가 울었다. 더보기
구부러진 길 /이준관 구부러진 길 / 이준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꼬이지 않은 반듯함 나도 구부러진 길이 좋다~ 걷는 맛이 있고 운치가 있고 치유가 있다. 반듯하고 널찍.. 더보기
내일은 영원 여락과 읽는 시 내일은 영원 / 이기철 나에게 따뜻함을 준 옷에게 나에게 편안함을 준 방에게 배고픔을 이기게 한 식탁에게 고백을 들어줄 수 있는 귀를 가진 침묵에게 나는 고마움을 전해야 한다 바느질 자국이 많은 바지에게 백 리를 데려다 준 발에게 늘 분홍을 지닌 마음에게 고단한 꿈을 누인 집에게 유언을 써본 일 없는 나무에게 늘 내부를 보여주는 꽃에게 부리로 노래를 옮겨 주는 새에게 분홍을 실어오는 물에게 나는 가난 한 벌 지어 입고 너의 이름으로 초록 위를 걸어간다 언제나 처음 오는 얼굴인 아침에게 하루치의 숨을 쉬게 하는 공기에게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주는 햇빛에게 그리고 마지막 사랑이라고 쓸 수 있는 손에게 수저를 들 때처럼 고마움 전해야 한다 손을 사용할 수 있는 힘에게 백합 한 송이를 선물하고 싶.. 더보기
꽃에게 길을 묻다 여락과 읽는 시 꽃에게 길을 묻다 / 김성호 별을 보며 소원 빌고 그리움을 삭이던 날은 갔다 별을 보고 길을 찾던 신비롭던 시절도 갔다 스스로 별이 되지 않으면 길을 찾기도 힘들고 한 몸 지키기도 어렵다 언제부턴가 나는 믿을 수도 보기도 힘든 전설이 된 하늘의 별보다는 지상의 별인 꽃에게 계절을 묻고 고해를 하고 삶의 의지를 배운다 어둠이 도둑처럼 오는 도무지 길이 아닌 날에는 꽃에게 길을 묻는다.​도무지 길이 아닌 날에는 누구에게 길을 물을 것인가? 아내, 또는 남편에게 묻기도 한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스스로 별이 되어 나에게 길을 묻는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신비의 별이 아닌 지상의 별인 꽃에게 길을 물어야겠다. 더보기
있었던 일 /이생진 여락과 읽는 시 있었던 일 / 이생진 둘만의 일 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하면 없었던 것으로 돌아가는 일 적어도 남이 보기엔 없었던 것으로 없어지지만 우리 둘만의 좁은 속은 없었던 일로 돌아가지 않는 일 사랑은 우리 둘만의 일 겉으로 보기엔 없었던 것 같은데 없었던 일로 하기에는 너무나 있었던 일 ​없었던 것으로 할 수도 있고 없었던 일로 돌아갈 수 없고 없었던 일로 하기엔 너무나 있었던 일 누구에게는 사랑이고 누구에게는 악몽이고~ 좋은 추억이 많은 사람은 표정부터 다르다. 여기저기서 이러쿵저러쿵하지 않는다. 제 얼굴에 침을 뱉지 않는다. 어리석은 인간만이 미성숙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제 얼굴에 침 뱉는 일~ 그런데 어쩌면 얼굴에 묻은 자기의 침이 소독효과를 낼수도... 맛사지 효과도??? ㅍㅎㅎ.. 더보기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롱펠로우 여락과 읽는 시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 롱펠로우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항상 마음이 푸른 사람을 만나고 싶다 항상 푸른 잎사귀로 살아가는 사람을 오늘 만나고 싶다 언제 보아도 언제 바람으로 스쳐 만나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 밤하늘의 별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세상의 모든 유혹과 폭력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언제나 제 갈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의연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오늘 거친 삶의 벌판에서 언제나 청순한 마음으로 사는 사슴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모든 삶의 굴레 속에서도 비굴하지 않고 언제나 화해와 평화스런 얼굴로 살아가는 그런 세상의 사람을 만나고 싶다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오늘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서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서 나도 그런 아름다운 마음으로 살고 .. 더보기
참 좋은 당신 / 김용택 참 좋은 당신/김용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아, 생각만해도 참 좋은 당신, 아, 생각만해도 참 고마운 당신, 아, 생각만해도 참 힘되는 당신, 아, 생각만해도 참 편안한 당신, 남의 편이 아닌 언제나 내 편인 당신, 위로가 되는 당신, 더보기
십자가의 길 / 홍수희 십자가의 길/ 홍수희 내가 나를 업고 가는 길입니다 내가 나를 참아주며 걸어가는 길입니다 끊임없이 내가 나를 실망시킬 때에 나에게는 내가 가장 큰 절망이 될 때에 내가 나를 사랑함이 미워하는 것보다 어려울 때에 괜찮다 토닥이며 가는 길입니다 위로하며 화해하며 가는 길입니다 십자가는 밖에 서 있지 않고 십자가는 바로 내 안에 있다는 것을 휘청이며 넘어지며 깨닫는 그 길입니다​ 십자가의 길, 내가 나를 만나는 길입니다​ 십자가는 안에 있는 나의 힘, 내가 나를 다독이며 업고 가는 힘 위로하며 화해하며 가는 힘 넘어지고 엎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 나의 십자가는 내 안에~ 갈기갈기 찢어진 너를 업고 갈 있는 있는 힘도^^. 더보기
이 꽃잎들 / 김용택 이 꽃잎들/ 김용택 천지간에 꽃입니다 눈 가고 마음 가고 발길 닿는 곳마다 꽃입니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지금 꽃이 피고, 못 견디겠어요 눈을 감습니다 아, 눈감은 데까지 따라오며 꽃은 핍니다 피할 수 없는 이 화사한 아픔, 잡히지 않는 이 아련한 그리움, 참을 수없이 떨리는 이 까닭없는 분노 아아, 생살에 떨어지는 이 뜨거운 꽃잎들.​ 더보기
벚꽃이 질 때 /이남일 벚꽃이 질 때/ 이남일 벚꽃잎 사이로 환한 햇살이 쏟아질 때마다 그대는 속삭인다. 당신의 눈길은 참 아름답다고 벚꽃 나룻길 너머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그대는 속삭인다. 당신의 손짓이 그리울거라고 강물 위에 벚꽃잎 질 때마다 흔들리는 몸짓으로 그대는 나즉이 속삭인다. 다시 올 때까지 내 향기 가슴에 담아두라고​벚꽃은 떨어져 있을 때도 예쁘다. 진하지 않은 은은한 향기도 예쁘다. 다시 오겠다고 약속하는 모습도 예쁘다. 햇빛의 눈길도 바람의 손짓도 마음에 남아있다. 도솔산 산벚꽃~ 수수하다. 아 이이도 지금은 다 떨어졌다. 배재대 벚꽃~ 화려하다, 이 아이도 지금은 다 떨어졌다. 떨어졌다고 끝은 아니다. 새로운 시작~​떨어지기 전에는 떨어질 줄 몰랐던 사람 떨어지면서도 부정했을 사람 땅 바닥에, 산 아래에 꽃.. 더보기
꽃/김춘수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긍정으로 잊혀지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이 내게 의미있는 사람~~ 부정은 빨리 버리거나 묻거나 덮거나 내려놓거나... 긍정을 주렁주렁 달고 살아가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저렇게 예쁜 꽃송이들이 곧 환히 벙글어질 것입니다. 더보기
아름다운 순간 / 이동순 아름다운 순간 / 이동순 내가 창가에 다가서면 나무는 초록의 무성한 팔을 들어 짙은 그늘을 드리워준다 내가 우거진 그늘 답답해하면 나무는 가지 틈새 열어 찬란한 금빛 햇살 눈이 부시도록 보여준다 나무는 잠시도 가만있질 않고 바람과 일렁일렁 무슨 말 주고받는데 이럴 때 잎들은 자기도 좀 보아달라고 아기처럼 보채며 손짓하고 다람쥐는 가지 사이 통통 뛰고 방금 식사 마친 깃털이 붉은 새들은 나무 등걸에 부리 정하게 닦고 세상에서 처음 듣는 어여쁜 소리를 내고 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아낌없이 주는 부모님, 아낌없이 아름다운 시 보내주시는 교장선생님. 감사, 감사, 감사^^~ 더보기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당신 앞에 봄이 보이죠? 넓게 펼쳐진 봄날에 긍정의 심상과 긍정의 말과 긍정의 표정 긍정의 행동으로 예쁜 봄과 함께 잘 살길 바랍니다. 더보기
아직은 연두 박성우 아직은 연두 / 박성우 난 연두가 좋아 초록이 아닌 연두 우물물에 설렁설렁 씻어 아삭 씹는 풋풋한 오이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옷깃에 쓱쓱 닦아 아사삭 깨물어 먹는 시큼한 풋사과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한 연두 풋자두와 풋살구의 시큼시큼 풋풋한 연두, 난 연두가 좋아 아직은 풋내가 나는 연두 연초록 그늘을 쫙쫙 펴는 버드나무의 연두 기지개를 쭉쭉 켜는 느티나무의 연두 난 연두가 좋아 초록이 아닌 연두 누가 뭐래도 푸릇푸릇 초록으로 가는 연두 빈집 감나무의 떫은 연두 강변 미루나무의 시시껄렁한 연두 난 연두가 좋아 늘 내 곁에 두고 싶은 연두, 연두색 형광펜 연두색 가방 연두색 팬티 연두색 티셔츠 연두색 커튼 연두색 베갯잇 난 연두가 좋아 연두색 타월로 박박 밀면 내 막막한 꿈도 연둣빛이 될 것 같은.. 더보기
이른 봄 김대식 진달래 꽃말이 사랑의 기쁨, 봄햇살은 깽깽이풀의 마음까지 열고~ 새싹들이 일어서는 모습은 희망의 전쟁터, 그래서 사월은 생동감 넘치는 잔인한 달, 참 고마운 봄 봄이 아니라 했는데,,, 봄이 떠나는 느낌, 이건 뭐지? 빠르다 빨라. 이른봄 /김 대식 매화가 하얗게 꽃잎을 여는데 부푼 꽃망울에 봄인가 하였더니 꽃샘 난 추위가 아직 봄이 아니라네. 따뜻한 양지에 고개 내민 새싹들 작은 꽃들도 고개 들고 폈는데 매서운 찬바람, 아직 봄이 아니라네. 얼음 풀리고 개구리도 나오고 물오른 나무들 움이 트는데 하얗게 내리는 눈, 아직 봄이 아니라네. 꽃 소식에 봄이 왔다. 마음 활짝 열었는데 하얗게 덮인 흰 눈, 가지 않은 겨울 아직은 겨울이 세상을 덮고 있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