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를 일면서
”참깨를 1kg 씩 나눠 가지고 가거라.“ 아버지께서 깨끗하고 알이 통통한 참깨를 5kg을 사셔서 나눠 주신다. 감사해야하는데,,, “그럼 깨소금은?” 나도 모르게 철없는 말이 툭 튀어나온다. 평생을 깨소금까지 빻아주셨는데, 이제는 자식들 각자 씻어서, 일어서, 헹궈서, 건져서, 말려서, 볶아서 찧어 먹어야 한다. 넘어져서 시술받고 누워있는 어머니께서 나눠주지 말라고 한소리 하신다. “애들은 이를 줄 몰라유, 내가 나으면 해 줘야해유.” 나는 아버지께서 엄마의 일을 덜어주시려는 마음을 안다. “엄마, 애들 나이가 한 두살인가요? 다 잘해요.” 나는 큰 소리 쳤지만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시간이 걸릴텐데, 돌이 안 걸러지면 반찬에 돌이 씹힐텐데, 잘못하면 떠내려가는 게 많을텐데, 볶는 것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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